어떤 걱정에 빠지면 앞을 바라보지 못한다
발 아래만 바라보면
저 하늘의 별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 끌어주는 방향이 있고
스스로 끌려가는 방향이 있다
중력과도 같고 인력과도 같은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들은 나의 계획과는 무관한 듯
무심히 다가오고
조금의 망설임과 고민을 양념처럼 뿌리지만
결국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세상으로 항상 발을 내딪고 있다.
2006년, 2007년엔 몽골
2009년엔 그 곳이 인도네시아였고..
2010년, 11년엔 베트남과 라오스.
- 사진 아래는 일괄 편집 때문에 베트남이라 나왔지만 라오스예요 ^^:;
2011년 10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3년은 남미 페루.
이제 모든 일들은 한 페이지 저 너머로 넘어간다.
흘러간 시간들을 들여다 보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 추억할 것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발걸음 옮길 곳이 많은 청춘이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
그러나 여전히 겁을 많이 가지고 있는 소심한 모범생 마인드
평생 벗어나보지 못한 테두리에 갖혀 성장한 이상,
문득 예상치 않은 발걸음을 스스로의 결정으로 판단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을 하는 것을 무서워할 수 밖에 없다.
여행 자체를 즐기는 것은 참으로 두렵고
예측불가능한 상황들에 대한 스스로의 대처 능력은
부정확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상황의 힘이 더 커지는
통제불능의 상황에 던져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채로 성장한 어른이라 그러하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
이제 한번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일 예측만 가능한 세상에
스스로를 던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단체에 속한다는 것은
보호받는 권리와 책임질 의무를 지니지만
그만큼 단체에 얽매여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 봄, 루앙프라방 봉사활동을 하고
하루를 단체와 함께 체험관광을 하였는데
정말 그 하루가 모두였던 루앙프라방 관광이었다.
너덜너덜해진 몸을 추스려서
저녁을 먹은 밤부터 어찌나 졸렸는지...
그 다음날 오전 메콩강을 흐르는 배에서
조금이라도 루앙을 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없었다면
-의료봉사의 경우는 정말 딱 그 봉사지역을 오가고 녹초가 되기 때문에
그야 말로 나도 수면상태에서 배에서 내리는 것도 거부했을 지도..;;;
그래도 봉사지역 외의 세상을 보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바삐 발을 옮겨서 볼 수 있었던 유적지들을 담을 수 있었던 것
그 먼지많은 환경에서도 무사히 작동을 해준 내 350d에도 감사를
세상에서 가장 큰 두려움은
엄마가 날 잊어버리면 어쩌나, 내가 엄마를 잊어 버리면 어쩌나였던 아이는
이제 눈을 잃을까 두렵다.
더이상 눈이 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며-노안이 좀 더디오길..;;;
세상을 좀더 바라보고 가까이 할 수 있길
또 조리개가 고장난 올림푸스 팬 번들렌즈가 더 나빠지지 않길 빌며,
카메라를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또 발걸음을 옮긴다.
아직 여행을 시작하지 않은 시점에서
옛 여행 사진들을 들여다 보며 글을 쓴다.
잉카유적지에 도착했을 즈음 이 글이 인터넷 상에서 발행되리라.
내가 어디에 있든 글이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
10년도 전 첫 해외봉사 활동을 갔을 때와 사뭇 달라
그것마저 신기하다.
동남아가 아니라 남미에서
라오스를 다시 한번 기억하는 것은
이번 여행이 끝나면 꼭 다시 한번 진짜 <여행>을 해보고 싶어서이다.
예전보다 조금 더 용감하게,
예전보다 조금 더 내려 놓고
예전보다 조금 더 거침없이..
그렇게 걸어볼 수 있을 듯해서...
3줄 요약
1.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모습들을 떠올리는 이유는 24시간도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
2. 또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해발 2천미터 이상의 안데스 산맥지역,다녀올게요.
3. 사진의 필수조건, 그 순간 그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
2014년 10월 아침, 난 청춘이어라~스스로 결정한 여행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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