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페루]고양이처럼 하품하는 날, 케네디 공원

적묘 2014. 10. 4. 08:18

 

 

 

리마에서 3년 동안 산 집을 정리하고

 

마무리로 출근해서 이벤트도 하나하고

마지막 건강검진도 받고

 

 

4번에 나눠서 세르 포스트에 가서 한국으로 가는 짐을 보내고

영수증 다 정리해서 사무실에 내고

마지막으로 사무실 분들과 식사하고

 

학생들과 눈물의 환송회를 하고

 

온몸이 두드려 맞은 것 마냥 아픈데

 

이제... 머리도 지끈거리는데

 

 

 

 

 

이럴 때 역시 위안이 되는 건

 

호동그랗게 눈을 뜨다

 

햇살에 살며시 칼눈을 만드는

 

 

 

 

 

아무렇지 않게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여주며

 

 

 

 

개운하게 하품하는

낯설지만 익숙한 길냥이

 

 

 

 

괜찮아

 

담주엔 사무실에서 나머지 돈도 입금해줄꺼고

이제 신규가 오면 학생들도 어디서든 수업을 계속할 수 있을 거고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라도

고양이에게 밥을 더 줄꺼야

 

 

 

 

 

사실 세상 어디든

 

내가 없더라도 그렇게 달라지지 않을 껀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냥 접고

 

낮잠 한번 자주자

 

 

 

 

 

 

깊이 잠도 못자고

항상 일찍 깨서 일을 처리하고

 

이제 주말이 눈 앞인데

주말에도 계속 약속들

 

 

 

 

 

지금은 잠깐이라도 눈을 감아보자

 

하루종일 기다리고 만나고

이야기 하고 정리했던 것들을 잊어보자

 

 

3년에서 2일 모자란 마무리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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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무언가를 했고 그것에 만족하는 것, 봉사활동이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니까!!!!

2. 생각보다 더 피곤하게 일들이 몰리네요~ 사무실에 두번씩이나 갈 줄이야..;;

3. 무엇보다 먼저 눈을 감고 등을 펴고..개운하게 하품 한번 하기.고양이처럼..

♡ 적자생존의 도시 생태계, 집이 없는 동물들과 적묘가 가장 약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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