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노르웨이숲 고양이의 특훈] 혹은 근거제시

적묘 2010. 12. 21. 08:00

난 추운 지방에서 왔지

북구의 바다는 차게 얼어붙고

큰 뿔을 단 모자를 쓴 바이킹들도 겨울잠을 잔다

밤이면 깊은 잠의 자매들이 화려한 나선을 그리며
쏟아지는 오로라로 나타나고

밤은 희게 물들어 해가 뜨지 않아도
눈이 쌓여 희게  빛나는 대지와
함께 그야 말로 백야...





그런데 말이지...




내가 노르웨이 출생이라고



겨울에 뜨끈한 이불 위에서 등 지지면 안되는거야?





털이 남들보다 좀 튼실해 보인다고 해서



내 눈이 남들보다 좀더 빛난다고 해서




내 센서티브한 코와 촉촉한 입술을




찬 바람에 내 놓아야 할 이유가 있어?



내가 이불 위에서 딩굴딩굴 등 지지면서



오그라든 두 앞발을 귀엽게 모으고



요로코롬 바라봐 주는 것이!!!!!



더 가치있지 않냐고!!!!





하아아아..

오래 누워 있으면 한쪽이 배기니까

슬쩍 돌아 누워주는 정도는 물론 충분히 ^^





그리고 뭐..

그렇게 뜨거운 눈으로 바라본다면



들이대주는 쥐돌이 정도는 잡아 줄 수 있어





나의 귀는 여전히 바람의 소리를 듣고
나의 눈은 선명히 사냥감 기척을 쫒고
나의 이는 뾰족히 날카로우니



대신에..

등 아래 푹신한 이불은 따끈따근





굳이...

내가 추운 겨울에 바깥에 나가서 쥐를 잡아야 하는 이유

100001가지를 말해준다면

그때....생각해 볼게






그게 아니라면

난 동계특별훈련 대상으로 빼주면 안될까?


이불에 등 붙이고 쥐돌이 잡기 특훈 대상으로!!!!




3줄 요약

1. 도나는 노르웨이숲 고양이지만, 이불 고양이기도 하다.

2. 양심적인 놀숲은 이불 위에 딩굴거리지만, 양심에 털난 고양이는 이불을 덮는다
(쿨럭.찔리는 고양이 많을 거임)


3. 양심적인 인간도 이불 위에서 딩굴거리고 싶다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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