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11월 마지막날에 기도하다

적묘 2010. 11. 30. 11:33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눈뿐만이 아니다
추위도 함께 내려오고
폭탄도 내려오고

스산한
혼란한 마음이
작은 생명의 존재를 몰아낸다






작은 것하나 나눌 수 있는 자세는
마음의 풍요에서 나온다

가진 것이 없어도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쪼갤 수 있는 것은
진정한 용기다





술자리에서 전쟁을 논하는 영웅들과는

관계 없는 이야기




무궁무진한 빛을 담고 있는

생명들의

저 빛이 꺼지지 않도록 해주소서

11월의 마지막날

12월 겨울로 꺽어들어가는 이 마지막날에

작은 화살기도를 날려본다.




부디..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길

울음소리가 재수없다거나
눈빛이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찬물을 뒤집어 쓰거나
담배꽁초와 빈 캔, 돌맹이에 공격당하지 않도록

그저..

함께 동시대 동 공간을 점유하는
동반자로서 인정이라도 해주길..


부디 살아남아라...


-아직은 가을 날씨인 하노이에서 적묘 씀

사진은 몇년간 담아왔던
고냥씨들의 모습을 모은 것이예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