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단상

[능소화가 피는 주말] 또 한번의 이별

적묘 2011. 8. 20. 08:41



여름의 한 가운데서

시작했던 날들이

바람과 비의 시간을 지나

짙은 꽃으로 물든다




이른 아침의 빛을 받아 내리던

꽃줄기들은

어느새 바닥에 꽃비를 내리고
여름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나는 어드메를 달리고 있는 걸까

잠깐,

시원해진 아침 공기에
작게 숨을 들이쉰다




또 한번의 여름이

또 한번의 나날들이

또 한번의 꽃이 피고 진다

또 한번의 만남이 끝나고
또 한번의 안녕도

그렇게

꽃이 피고 지듯

그렇게 아쉽고 아무렇지 않게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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