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는 와라스를 걷는다


하루를 걷고 

또 하루를 걷고


하늘을 보고

땅을 걷

눈물을 잠깐 삼켜본다


그대도 저기에서 저 하늘을 바라보았을까





그림같은 풍경에

그대들이 없는 이 풍경에


그대들이 버린 세상에

내가 아직 남아 있는 세상에






굳이 이 땅을 페루 여행에서

미루고 미룬 것은


누군가에 대한 기억


혹은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없음에 대한

아니 문득 문득 스쳐가는 기억뿐이라는 것이

더 큰 무게인 걸까






숨이 차오르는 높이

기억이 차오르는 높이


가슴을 누르는 높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

아무 추억도 없는 사람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


정말 그렇게 잊혀져도 되는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걷지 않으면 도착할 수 없으니

생각하지 않으면 행동할 수 없으니

추억하지 않으면 잊혀질 뿐이니


구름이 빗물이 되고 눈이 맺히는 그 순간까지

나는 걷고 있다


오후 3시...


우기의 와라스는 언제든 비를 쏟아낼 준비가 되어있다





내가 잊고 살아도 될 것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다시금 한번 차가운 눈물을 뜨겁게 삼켜본다


숨이 가쁘고 발걸음이 땅에 끌리도록

걸고 있고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비를 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살아있는 뜨거운 맥을 느끼며



우와스카란 국립공원에서


해발고도 5천미터를 넘나들며


휘청이는 발과 흔들리는 머리 속을 

천천히 날숨과 들숨으로 가라앉혀본다







나는 정말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지만

이 거지같은 세상...에 대해서

희망을 버리진 않고 있구나


그러니 여기서 이렇게 또 다른 세상을 만나려고 하고 있는거겠지


리마에서 밤차를 타고 와라스 도착

1일차 윌까꼬차

2일차 빙하투어

3일차 69호수투어

4일차 창꼬스 온천

밤차로 다시 리마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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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고산증약과 멀미약, 두통약의 효과를 절감한 와라스 여행입니다~


2. 복잡한 생각들을 조금 더 떨쳐버리는 것. 순간과 여행을 즐길 것!!!!


3. 아직은, 세상에 대한 기대를 안고,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 미루고 미루던 곳을 드디어 다녀왔네요. 하늘과 빙하호가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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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적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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