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단상

[적묘의 무지개]티티카카, 혹은 저 너머로 마지막 여행,Copacabana

적묘 2013. 1. 20. 22:48

나이라는 건 무시하지 못할 것이고
세월이라는 건 세우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사진으로 억지로 잡아둔다.
이 순간을 이 시간을 감사히 기억하고 싶어서.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에도

또 한 생명이 구름 너머 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고
또 한 생명이 바지란히 여기로 내려온다.

프레 잉카와 잉카의 세계관대로라면

Hanan Pacha - 하늘의 세계 -> 천계, 하늘, 천국
Kay Pacha - 땅의 세계 -> 인간 세계과 실존 세계
Uku Pacha -지하의 세계 -> 내면세계와 사후세계, 지하세계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것이
무지개니까...


코이카 단원은 여행이 한정되어 있다.
주말마다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 코이카 사무소에 휴가신청서를 내고,
기관장의 동의서를 받아서 제출하고
본부의 승인이 나야 나갈 수 있다.

그렇게 14개월 페루 생활동안
두번의 휴가를 다녀왔고

그때마다 무지개를 만났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무지개를 건넌 이들의 소식을 듣게된다.

너무도 황당하게 세상을 떠난
어린 사촌동생과

긴 세월 고생하시다가
많은 나이로 발걸음 편히 저곳으로 가셨을
이모 할머니...

명복을 빕니다.


이건 나이 탓이고
모두 세월 탓이다.

어느새
이별을 안녕을 장례라는 단어를
가까이 하게된다.

여행의 설레임과 일상이 그렇게
큰 차이가 없듯이.

그냥..무지개는
빛의 반사라고 말해버릴 수도 있듯이.

특별히 슬퍼하지 않고
많이 기뻐하지 않고 감탄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그렇게 살수도 있지만.

아직은 기운이 있으니까
슬퍼하고 기뻐하고
감탄하고 실망하고
화내고 미안해하고
사랑하면서 살아야지.


구름 안에는 비도 있고
구름 안에는 무지개도 있고
구름 안에는 태양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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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세상을 떠난 모든 이를 위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남미의 무지개 깃발은 잉카, 안데스 무지개의 상징입니다.

3. 삶 또한 여행이지요~ 언젠가 돌아갈 곳이 있는 여행. 즐거운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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