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꼬리가 보여주는 삶의 단면

적묘 2010. 11. 24. 11:40

호동그랗게 뜬 눈 안에

어제밤 달 같은 노란 자몽을 담는다





쫑긋한 귀와 앞을 향한 수염은



뒤로 쭈욱!!! 길게 뻗은 꼬리는




작은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돌아서는 뒷 모습은 너의 삶을 보여준다




작은 것 하나하나 모두 삶과 직결된 선택이어라





숨어가듯

흘러가듯

생존이 걸린 지루한 전쟁을 마치고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안아줄 수 있는

포근한 공간으로 돌아오는 것



발바닥의 핑크 젤리는 더이상 딱딱하지 않고




흰 발은 희게 보인다




항상 뒤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균형을 잡아야 했던 꼬리도
단장을 할 시간이 주어진다




언제나 공격을 대비해 긴장하고 있던 앞발은

꼬리를 단단히 잡고 있다






몸단장을 할 수 있는 여유





온 관심을 모두 스스로에게 쏟을 수 있는
순수한 시간




잠을 청하고
꿈을 헤메고




착 감긴 보드러운 꼬리의 흔들림이





탁탁 이불을 내리치는 꼬리의 움직임이



여전히 끝나지 않는 네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너의 눈은 자고 있어도




너의 앞발은 쉬고 있어도






너의 꼬리는 움직인다

삶이란 전쟁 속에 긴장을 늦출수 없는 너의 하루하루





몸을 의탁한 것은 너의 자유의지

이곳을 떠나는 것 또한 마찬가지

그러니 너의 자유의지로 여기 머물러줘...



3줄 요약

1. 고양이 꼬리의 부드럽고 쉼없는 움직임을 보면 가끔 짠해

2. 긴장 속에 사는...거 치곤 좀 많이 자긴 하네~~~~

3. 전쟁이 일어나면..고양이 세마리 어케 들고 도망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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