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묘의 일상/적묘의 고양이 이야기

[적묘의 페루]고양이의 사냥본능과 생존법

적묘 2012. 9. 25. 07:30

나무 위에 자리잡은 이유는

세상을 내려다 보기 위해서도
이 자리가 편해서도 아니야

여기 밖에 내 자리가 없으니까
여기 외엔 갈 곳이 없으니까

여기서만...
여기에서만


내 집은 여기 공원이니까.



어떤 날은
멍하니 하늘만 바라봐


길을 가로 질러가보자
저기엔 무언가 있겠지



붉게 핀 사루비아 꽃밭으로
숨어 들어간다


배가 고픈거야


사람을 제외한 동물은
배고프지 않을 땐
사냥감을 죽이지 않아

재미로 생명을 죽이고
이윤을 위해 괴롭히는 동물을 어디에도 없어

다만 살기 위한 몸부림


나는 배가 고프고
누군가의 사냥터를 발견했을 뿐이야

오늘은 사냥을 할 기운도 없어
그러니 누군가 남긴 것이라도 먹고 싶은데....


먹을 건 없네...


사루비아를 따서 꿀을 빨아 먹을수도 없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주문할 수도 없어


그러니 그저
꽃 사이를 유유히 산책하는
우아한 고양이로 돌아가야지


이왕이면...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는 곳으로


조용히 휴식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람이 좋긴 하지만
사람들은 무섭기도 하고
공원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가니까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날도 흐리고
배도 고프고
사람 많아서
잠깐 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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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사실 나무 아래에 사료가 있습니다. 시청에서 밥을 준답니다.

 2. 고양이들이 늘어나서 비둘기 사냥으로 먹고 사는 고양이들도 있어요.
 
3. 이날 따라 망원렌즈를 가져간 덕에 도시 생태계의 한면을 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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